임산부 출산체험기 [사당점] 기다림과 이완으로 낳은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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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107회 작성일 18-02-0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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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 남짓한 시간..




태교에 좋은 다른것보다 게으른 성격탓에 요가 하나만 열심히 다닌 산모입니다.

무언가 빠지지 않고 이렇게 다녀본적은 처음인것 같네요.

돌아보면 그럴 수 있던 이유는 스스로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어 그런것 같습니다.

평소 운동이랑은 전혀 거리가 멀고, 집에서는 움직이기 싫어하던 제가

지금은 스스로 쇼파와 멀리하고 스스로 이완을 습관화 하고 있네요.




처음 요가를 다닐때.. 부원장님이나 지도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완의 느낌을 저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팔집고 발목을 움직이는 동작을 할때면 지탱하고 있는 팔이 너무 아팠고,

다리벌리고 앉는 동작을 할때면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뒤로 손을 지탱해야만 했고,

두손 깍지끼고 돌리는 동작을 할때면 반도 돌아가지 않는 그런 몸치였습니다.

이런 상태이니 나비자세나 기타 다른 동작들도 ^^;;

다른 분들은 잘 되시는 동작도 이럴때면 창피하기도 했지만 그럴때마다

부원장님께서는 조금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시면서 괜찮다.. 괜찮다.. 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2개월의 시간이 지나자 안풀릴것 같은 몸은 동작이 되고

알 수 없던 이완의 명상의 말씀도 마음에 들려오기 시작했던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이완과 명상의 힘에 공감을 하고 몸이 열렸던거 같습니다.




출산의 체험에 앞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지금 잘 되시지 않더라도

몸과 마음을 열고 요가 하실때 하시는 말씀에 편안히 더 귀기울이 셨으면 해서입니다.

시간이 지나니 더 귀기울일걸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명상의 힘또한 참으로 크다는걸.. 그것이 이완과 동작으로 이끈다는 게 참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저희 아가의 예정일은 2011. 12. 19일 이였습니다. 출산은 그보다 보름늦은 2012. 1. 3일 이구요.

병원에서 유도분만을 하지 않았나 하실텐데.. 저는 조금 다른 병원에서 출산을 했습니다.

계기는 지금 배우는 요가원에서 배운 이완을 아기낳을때 꼭 체험해 보고 싶었는데

저는 일반 병원에서 약물을 투여하는 와중에 다른 분들처럼 이완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거든요.

(아기를 낳아보니 그렇게 하신 분들은 정말 정말 대단한 분들이세요.)

충분히 제 몸과 동작을 편안히 할 수 있고, 출산시에도 이완호흡으로 낳으면서,

일명 임산부 3대굴욕 이라는 제모,관장,회음부 절개와 무통이나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출산을 지향하는 병원이었고

유도분만 또한 38~42주를 만삭기간이기에 기다려도 된다고 교육받아 진통이 안와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병원이라면 열심히 배운 이완호흡을 충분히 활용하고

아기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거라 생각한 저희 부부의 선택이였습니다.




2011년 마지막날 새벽 양수가 조금 새기 시작했고 2012년 새벽 약간의 진통이 오자

참을만 하였지만 양수가 새면 24시간 이내 항생제 투여가 필요하여 어쩔 수 없이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해서 항생제를 맞고 첫내진을 하니 2센티 정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다른 느낌의 진통이 다가옵니다.

이완 호흡과 누워서 나비자세를 하면서 밤새 시간을 보내고 오후가 되갈무렵 5센티 정도..

아기를 낳을때가 되면 진통이 밀물처럼 오는거라 생각했던 저는 더딘 진행에 지치기도 했지만

그만큼 약물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도 느끼며 자연진통이란 이렇게 천천히..도 오는구나 경험하는 순간이였습니다.

남편과 산부인과 건물 층계를 오르내리고, 인근 대학교 돌담길을 걷고, 나비자세와 고양이자세로 한참을 있고..

운동을 하면 수축이 오긴 했지만 그래도 자연진통이란 쉽게 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이제 정신적으로 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아픈것보다 정신적으로 약해지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약물보다도 그냥 제왕절개를 하고싶은 마음이 들었고, 지쳤지만,

누구보다 이런 선택을 지지해주고 지치지않고 응원해주는 남편에게 미안해서 말을 꺼낼수가 없었습니다.




정신없는 와중에 부원장님 생각이 났고, 아마 울먹이며 부원장님께 전화를 했던것 같습니다.

그때 상황이 7센티정도 열렸던 것 같습니다. 부원장님께 정황 설명을 하자 잘하고 있고 잘할수 있다고 격려를 해주십니다.

아기를 느끼고 이완을 하고 평소처럼 덤덤한 말투로 말씀 해주시니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느껴졌던것 같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요가를 하고 잘 수 있을땐 자면서 그 하루도 또 지나고

새날이 밝자 이전날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이 들었지만 자궁문은 다 열렸고 아기가 아직 내려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불편한 몸으로도 조금 더 힘내서 고양이자세로 한참을 있고 또 반복하여 걷고 오르내리며 운동을 했습니다.

저녁 7시가 넘을무렵 방으로 의사선생님과 조산사 간호사 선생님들이 오시며 제가 편한 자세를 취해보라고 권하십니다.

(분만실,분만대없이 진통한 방에서 출산을 합니다.)

진통이 마구 오고 아기가 다 내려오자 골반에 끼어 어떠한 자세를 해도 불편한 상황이었지만

여러 자세를 취하다가 밑이 뚫린 의자같은 것에 앉았더니 그나마 나았습니다.

힘주기에 들어갔고 소리지르지 않고 이완으로 호흡하는 법을 계속 알려주셔서 잊지않고 이완호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기를 낳는 순간에는 정신이 너무 없었는데 병원에서는 요가원에서 배운 이완호흡과 아주 흡사하게 호흡을 유도해 주시거든요.

몇번의 호흡을 하자 의자밑 거울을 통해 아기 머리일부와 머리카락이 보입니다.

신비로운 순간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절개를 안하고 머리가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그럴새도 없이 진통은 몰려오고 소리지르지 않고 얼굴에 힘빼고 원장님의 출산지도에서 받은 회음부가 아닌 변볼때의 느낌처럼

이완호흡과 힘주기를 하자 어느새 아기머리가 나오고 어깨가 나오고 탯줄이 이어진채 가슴에 안겨주십니다.

아기는 울지도 않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눈을 뜨고 저를 쳐다보는데 정말 편안해 보인다고 할까요.. 정말 신기했습니다.

부원장님께 종종 들어왔던 울지않고 똘망똘망한 아기를 제가 낳았다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임신기간을 수월하게 입덧도 없었고 아픈곳도 없이 보낸 편인데

양수때문에 병원을 조금 일찍 간것도 있지만 출산까지의 시간이 65시간이 걸렸습니다.

병원에 있는 시간동안 시간을 재었다면 아마 더 괴로웠을 수도 있을만큼 지나보니 긴~시간였습니다.

그렇지만 지나고보니 자연적이라는 것이 이렇게 더디게 천천히 오기도 하는구나..

조금씩 진행은 되는거고 나올아기는 나오는구나 싶습니다.

65시간 내내 육체적 진통을 했다면 아마.. 아기도 저도 지금 이렇게 건강하지 못했을 것 같네요.

정말 육체적으로 진통이 와서 힘들었던 시간보다 기다림과 정신적인 지침에 힘들었던 시간이 배로 긴 저의 출산이였지만

평안히 나왔던 아기의 모습을 보니 기다려주길 잘 했다는 마음에 건강하게 나와준 아기에게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아기를 낳고보니 육아에 잠못자고 지치고 보통일이 아니지만 저는 이 순간에도 이완을 하고 있습니다.

엄마가 몸이 회복이 다 안된 상태에서 아기를 돌보는 일이 참으로 힘들지만

아기를 안거나 수유를 하거나 트림을 시키는 일상에서 저도 모르게 불필요한 부분에 힘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출산후에도 자꾸 힘을 빼고 바른자세를 하며 이완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더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요가 열심히 다니시고, 모든분들 순산하시길 정말 기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수련을 알려주시고 제 몸을 일깨워주신 원장님, 부원장님, 지도자선생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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