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사당] 감동과 놀라움이 가득했던 첫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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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235회 작성일 18-02-01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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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당점에서 수련한 이세경입니다.
벌써 출산한지 한달이 지났네요.
요즘도 아기 젖먹이느라 등과 허리가 아플때면 요가가 너무 그립습니다.
원장님, 부원장님, 선생님들 모두 안녕하신지요.
요가를 통해 첫 임신과 출산이 저에겐 정말 행복하고 놀라운 경험이 됐습니다.
늦게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1. 절박했던 요가수련



저는 언론사에 근무하는 직장인입니다.

다른 업무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일간지이다보니 매일매일 마감에 쫓겨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임신을 하고 출산 직전까지 근무를 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저에겐 스트레스를 다스릴 방법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절박하게 찾은 것이 요가였습니다. 16주부터 가능하다기에 16주가 되자나자 윤주영 임산부요가원을 찾았습니다.
직업 특성상 사무실에 매여있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자유로웠지만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아 짬이 날때 마다 요가원을 찾아야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 이상 가는 것도 쉽지 않았구요.

등록을 하면서는 바쁘고 피곤하면 안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을수록 더 요가에 매달리게 되더라구요. 요가원을 못가는 날이면 밤에 이불을 깔고 베게 이완이라도 꼭 해야 편히 잘 수 있었습니다. 요가가 없었다면 어떻게 버텼을까 생각이 드네요.


임신 기간중에 몸무게는 10kg 남짓 늘었습니다.
임신 후반기로 갈 수록 더 예뻐져야 한다는 부원장님 말씀처럼 후반기에 체중은 2kg 가량 줄었고 얼굴살도 오히려 빠졌습니다.
임신 기간중에 한번도 손과 발 얼굴이 부은적이 없고 한밤중에 다리에 쥐가나는 경험도 저는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후반기에 피부가 좋아지고 얼굴이 환해져서 임신이 체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답니다 ㅎㅎ



2. 출산, 놀라운 경험



우리 아가는 38주 되는날 태어났습니다.
양수가 조금씩 새는데다 제가 열이 좀 나면서 감염우려가 있어 어쩔수 없이 유도분만을 해야했어요.
병원에 도착해 내진을 한 간호사가 이제 1cm 열렸고 아기는 아직 위에 있다고 하더군요.
오전 8시반쯤 촉진제를 꽂고 약이 떨어지기 무섭게 진통이 서서히 오기 시작했습니다.
진통이 느껴지면서 완전 이완 자세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죠.
그 순간 신기하게도 매번 수련시간마다 흘려들었던 부원장님 말씀이 하나하나 떠오르더군요.
"물에 몸을 띄운듯이 이완하라, 기절한듯 이완하라.."
진통은 정말 파도처럼 하나하나 밀려왔습니다. 물에 몸을 띄우고 파도를 하나하나 타넘는 느낌으로 진통을 흘러 넘겼습니다.
6개월간 수련한게 몸에 배어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제몸이 이완을 하고 있는게 느껴졌습니다.
파도가 커지는것 처럼 갈수록 진통은 점점 커지고 더 자주 왔습니다. 특히 저는 허리와 꼬리뼈 쪽이 많이 아팠는데 평소에 늘 해왔던 베개 자세가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때도 자극이 강한 베게 위에서 이완하는걸 많이 연습했어서 익숙한 느낌이더군요.
요가를 하면서 이 동작을 왜하나..의문이 들었는데 출산의 순간 정말 모든게 끼워맞춘듯 적용이 되고 있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3시간 가량 지나 자궁이 4cm 정도 열렸다고 했습니다. 몸은 좀 지쳐갔지만 그래도 해볼만하다는 생각에 무서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들더군요.
간호사들이 내진을 해보더니 한숨을 쉬면서 아직 자궁경부가 단단하고 아기가 내려오질 않는다면서 아기 머리가 크고 골반이 작아 쉽지 않는것 같다고 수근거렸습니다.
그 소리를 듣는데도 걱정이 안되더군요. '난 요가를 한 몸이다. 지켜봐라, 내가 놀래켜줄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답니다.
아기에게도 마음속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걱정마, 편안히 나올수 있게 해줄께..'
간호사가 오래 걸릴것 같다며 무통주사를 놔주고 갔습니다. 진통이 사라지면서 저는 평소에 자던때 처럼 나비자세로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 편안히 아랫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시간반 가량 지났을까, 다시 내진을 하러 온 간호사가 깜짝 놀라더니 나가더군요.
잠시후 선생님이 들어오시더니 내진을 하더니 '어머' 소리와 함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진행이 갑자기 빨라지고 있다면서 생각보다 빨리 나오겠다고 하더군요.
이후의 일은 정말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양수가 터지는가 싶더니 통증이 심해지며 엄청난 무게로 무언가가 밀고 내려오는 느낌이 들더군요. 놀라서 밖에 있던 간호사를 호출하고 느긋하게 점심을 먹으러간 남편과 엄마에게 연락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돼 침대가 분만대로 변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구토가 나올 정도로 고통 강도가 엄청났지만 공포스럽기 보다 원장님 말씀처럼 이제 끝이 보이는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때 시간이 2시. 촉진제를 맞고 5시간반이 지날 무렵이었습니다.



3. 마지막 힘주기



곧 무언가 쏟아질 것 처럼 자극이 강해지면서 간호사가 힘주기 연습을 시키더군요.
원장님께 배운대로 편안히 아랫배에 힘을 주었습니다. 두번 연습을 하니 잘하고 있다고 바로 시작해도 되겠다고 하더군요.
잠시 후 담당 원장님이 오시고 진짜 분만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문제는 그때 일어났습니다.

연습할 때 까지는 편안히 힘을 줄 수 있었는데 분만이 시작되자 제 옆으로 3명의 간호사가 붙더군요. 그리고 양쪽에서 제 다리를 접어 몸쪽으로 당기면서 제 팔도 다리를 끌어당기며 힘을주라고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머리뒤에 서있던 남편에게 힘을 줄때 제 머리를 잡고 들어올리라고 지시하더군요.
고통으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간호사 세명이 갑자기 다그치니 시키는대로 질질 끌려갔습니다.
그러니 아랫배에 힘이 안실리고 얼굴만 벌개지면서 몇번 힘주기를 해도 진행이 되지를 않는거예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까지하니 갑자기 공포가 몰려오면서 정말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다짐을 하고 갔건만 막상 닥치니 "내가 배운대로 하겠다"라고 말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고 머리속만 복잡해졌습니다.
몇번 힘주기에 실패를 하면서 저는 절충을 하기로 타협을 했습니다.

일단, 남편에게 머리를 잡아 올리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간호사들이 다리를 당기는 순간에도 저는 최대한 힘을 빼고 호흡에만 집중하기로 결심을 했죠.
앞으로 출산을 앞두고 계신 분들도 한번쯤 이런 상황을 생각해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후 그렇게 두번 힘을 주니 "이번에 낳겠습니다"라는 선생님 말씀이 들리더군요.
마지막힘..뜨거운 체온이 쑥 빠져나와 제 배위에 얹어졌습니다. 고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배위에 누운 아기 울음소리에 눈물이 터져나왔습니다.



오후 2시40분, 촉진제를 맞은지 6시간만에 아기는 무사히 세상밖으로 나왔습니다.
고생을 안해서 그런지 신생아실에서 제일 하얗고 깨끗했답니다. 편안히 나올 수 있게 해주겠다던 엄마의 약속을 지킨거 같아 정말 뿌듯합니다.
나중에 병실에 오신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분만이 힘들거 같았는데 골반이 작아도 아주 부드러운 상태여서 쉽게 낳았다고.
일주일후에 산후 검진을 하러 갔을때도 제가 걷는걸 보고 놀라더군요. 골반과 아기 머리크기가 저랑 비슷한 산모가 다음날 분만을 했는데 골반통으로 아직 걷지를 못한다고. 그만큼 제 골반이 좋았던거라고.
지금 되짚어보면 저의 출산은 공포와 고통이 아니라 놀라움과 감동으로 가득찬 경험이었습니다.
진통을 맞서 버텨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느끼면서 편안히 흘려보낼수 있었던게 가장 큰 차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들 열심히 수련하셔서 저와 같은 놀라운 경험을 꼭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둘째 낳을때 찾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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