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의 도와 성인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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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29회 작성일 18-01-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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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임금이 화 지방을 유람할 때, 화 지방의 국경을 지키는 이가 말했다.
"오 성인이시여! 성인에게 축복이 내려 장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요임금이 말하였다.
"사양하겠소"
"그렇다면 성인의 부귀 영화를 기원합니다."
"그것도 사양하겠소."
"그렇다면 성인께 아들이 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것도 사양하겠소."
"누구나 장수와 부귀 영화, 아들이 많기를 바라는데,
왜 당신께서는 바라지 않으십니까?"
"아들이 많으면 근심이 많고 부귀하면 일이 많으며,
장수하면 욕된 일이 많아지는 법이오.
이 세가지는 덕을 키우기에 부족하므로 사양한 것이오."
"처음에 나는 당신이 성인인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군자정도이시군요.
하늘이 만민을 낳을제는 반드시 그에게 직무를 내리는 법이니,
아들이 많더라도 반드시 그에게 직무를 내릴 것이요,
부자가 되더라도 사람들로 하여금 나누어 갖게 하면 될터인데 무슨 걱정입니까?
무릇 성인이란 자유롭게 거처를 정하지 않고 주는 대로 먹으며,
아무런 행적도 남기지 않습니다.
천하에 올바른 도가 행하여지면 사물과 함께 번창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덕이나 닦으며 한가롭게 지낼뿐입니다.
그리하면 앞의 세가지 근심도 찾아들지 않아 몸에는 늘 해로움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슨 욕될 것이 있겠습니까?"
그가 말을 마치고 가려 하자, 요임금이 그를 따라가며 말하였다.
"청컨대 가르침을 바랍니다."
국경을 지키는 이가 말했다.
"물러가시오."

- 천지(天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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