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의 찌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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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87회 작성일 18-01-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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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라 환공이 대청위에서 글을 읽는데 윤편이 뜰아래에서 수레바퀴를 깎고 있었다.
그가 망치와 끝을 놓고 올라와서 환공에게 물었다.
"감히 묻자온대, 전하께서 읽으시는 책에는 무슨 말이 쓰여 있는지요?"
환공이 말하였다.
"성인의 말씀이지."
"그 성인은 살아계십니까?"
"이미 돌아가셨느니라."
"그렇다면 전하께서 읽으시는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하겠군요."
환공이 말하였다.
"과인이 책을 읽는데 수레바퀴나 깎는 놈이 웬 참견이냐?
올바른 근거를 댄다면 모르겠거니와, 대지 못하면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윤편이 말하였다.
"신은 신이 하고 있는 일로 미루어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수레바퀴를 깎는데, 엉성하게 깎으면 헐거워서 견고하지 못하고,
꼼꼼하게 깎으면 빡빡해서 들어가지 않습니다.
엉성하지도 꼼꼼하지도 않게 깎는 기술은
손의 감각으로 터득하여 마음으로만 알 뿐이지 말로는 할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무엇인가 비결이 있기는 하나 제 자식에게 가르쳐 줄수 없고,
제 자식 역시 제게 가르침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칠십이 되도록 수레바퀴를 깎고 있는 것입니다.
옛 사람도 깨달은 바를 전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니
전하께서 읽고 계신 것은 옛 사람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던 것이지요."

- 천도(天道)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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