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출산체험기 간호사와 싸워서 낳은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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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667회 작성일 18-02-0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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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30분 이효정 입니다.

예정인 9월13일이었구요. 19일날 출산했습니다.




예정일이 5일이나 지나 병원에서는 20일날 유도분만을 하자고 했었고,

나는 좀 더 기다렸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병원에서는 추석 연휴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그 때문일까 출산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유도분만 실패해서 수술하게 될까봐 그게 더 두려웠다.

17일에 우울한 마음으로 병원에 다녀오고 요가도 못간 상태여서 저녁먹고 부지런히 배게이완을 했다.

그날따라 마음도 편안하고 집에서는 5단계까지 잘 안되던 배개이완이 잘 되는 듯 했다.

그날 새벽 심한 허리통증으로 한숨도 못자고, 밤새 배개를 허리에 대고 있었던 것 같다.

18일 아침,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슬이...비춘 것이다. ^^ 얼마나 기쁘던지.

이슬이 비추고 2시간 정도 흘렀나.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

배가 아픈 와중에 아침밥 지어 신랑 먹이고, 병원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밀린 빨래 돌리고, 청소도 하고. 설겆이 하고..그러면서 진통은 5분, 10분 간격으로 들쑥날쑥해 병원에 가지 않았다.

전날 야근하고 온 신랑은 하루 쉰다면서 집에서 내 진통 같이 받아줬다.

어깨 힘풀라고 얘기해주고, 손잡아 주다가 허리도 두드려주다가 그렇게 18일 내내 집에서 허리로 진통하면서 견뎠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이완이 전혀 되지 않는 거였다. 허리가 아파서 그런가. 배가 아프면 어찌 해보겠는데 도저히 나비자세를 해도, 서 있어도, 배개로 이완을 시도해보려고 해도 전혀 되지 않고, 특히 고관절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19일 새벽부터가 완전 절정이었던 거 같다. 한 번씩 오는 진통은 거의 죽을 지경이었다.

진통간격이 전혀 일정치 않아 병원에 갈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잠깐 허리가 안 아픈사이 잠을 청하기도 했다.

19일 오전 9시경. 진통간격이 3분 정도인 것을 확인하고 10시, 병원에 도착하니 자궁문 4cm열렸다고 했다.

바로 입원하고 간격이 일정하지 않다고 하니 촉진제 맞자고 했다.

간호사 촉진체 준비하는 사이 아마 1시 정도였던거 같은데..그때 6cm열렸다고 했다. 갑자기 큰 진통으로 이완, 호흡 전혀 못한 사이 나도 모르게 숨을 참고 있었는데 우리아가에게 그게 영향이 갔었나보다. 갑자기 아가 심박수가 40으로 떨어지면서 나는 결국 산소마스크 쓰고야 말았다.

한 번 더 심박 떨어지면 수술해야 한다고 해서 남편과 열심히 호흡했다. 그래도 다행이 호흡이 잘 유지되었다.

3시경 자궁문 완전히 열리고, 아가 머리가 달걀크기만큼 보여야 분만장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그때부터 만출기 힘주기 연습.

하지만 원장님이 그렇게 반대하시던 그 어깨 힘들어가는 자세를 간호사가 알려주는 것이다. 다리벌리고 배꼽보면서 어깨들고 힘주란다.

정말정말 죽을지경이다. 배는 저절로 힘이 들어가지고, 간호사는 그 자세로 힘주라고 하고.

나는 요가에서 배운대로 하겠다고 했더니 그럼 한 번 해보라고 하다가 자신이 알려주는 자세로 해야 아가 머리가 내려온다면서 겁까지 주는 것이다.

절대 나는 굽히지 않았다. 아니, 내가 어떻게 요가 수련을 했는데!!!

마지막에 간호사와 싸워가면서 힘을 줬다. 그러다 어느순간 회음이 벌어지는 느낌이 나더니, 사색이 된 신랑이

아가머리가 한뼘정도 쑥! 나왔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분만장은 초비상사태였던거 같다. 의사 불러오라고 소리지르고 나한테 절대 힘주지 말라고 난리를 피우고..

그 와중에 회음절개 느낌 다 들고, 다리 올리자마자 힘 두번주고 우리아가 쏙~ 뿅~ 하고 나왔다.

우리 아가 나오고 심하게 울지도 않고 눈물펑펑 흘리면서 신랑이 아가 탯줄 잘랐다. 울면서 사진찍고, 비디오 촬영하고 할거 다 하고..^^

아가 밖으로 나가기 전에 간호사가 배 위에 올려주는데 고 작고 이뿐 눈을 번쩍 뜨기까지 했다.

요렇게 이뿐놈이 내 뱃속에 열달이나 있었나 싶기도 하고, 믿기지도 않았다.


그때도 말씀드렸지만, 요가 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사실 그 배개도 병원에 가지고 가고 싶었는데..ㅋㅋ 아마 힘주기 연습같이 했던 간호사가 저 욕 많이 했을꺼에요.

그래도 잘 참고, 힘 잘준 제가 대견하기도 해요.

지금 산후조리원에 있구요. 아가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그래요. 너무 순한건지 어쩐건지 똥을 싸도 그냥 쌕쌕 거리고 잠만 자네요. 젖을 잘 안 물어서 걱정이긴 하지만

아가랑 저랑 같이 노력하면 모유수유 할 수 있겠지요.

4달동안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구요. 조만간 찾아 뵐께요~

참, 임산부들에게 병원에서 어떤 자세로 힘주라고 해도 전혀 듣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저 처럼 소리지르고 싸우면 다 되더라구요.



* 2007년 9월 22일 사당 이효정회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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